문제의 발단
???: 운전할 때 되면 면허 딸 거야!
9년이 지난 후, 나는 이때의 발언을 매우 후회한다.
특정 시기가 되면 본격적으로 운전을 하게 될 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어쩌다 여행 얘기가 나올 때, 서울 안에서 노는 게 지겨워서 근교로 빠질 때 외엔 운전이 필요한 상황도 없었고 이마저도 드물게 발생했기 때문에 어물쩍 넘어갔다.
이렇게 점점 나이 먹게 되니 남들 다 따는 면허 없으니 친구들한테 미안했고, 여행 갈 때도 불편하게 가다 보니 면허를 결국 따야겠단 다짐을 했다.
필기 준비는 여유있게
시험 접수하고 2시간 정도 달달 외운 걸로 평가하긴 그렇지만, 우습게 볼 건 아니었다.
생각 조금만 해보면 풀리는 문제도 있었지만, 어떤 거는 그렇지 못해 키워드 몇 개 따서 외웠다.
그렇게 어영부영 준비해서 1종이었으면 떨어졌을 점수로 합격했다.
굳이 시험지 사서 공부할 필요까진 없지만, 할 거면 좀 여유 있게 하는 게 좋다고 본다.
뻥 뚫린 공간에서 칸막이도 없이 보는데 합격/불합격은 큼지막하게 나오니 불합격 뜨면 좀 많이 무안할 것이다.
2종? 유튜브만 보면 따는데?
남자는 1종 이런 말이 있지만, 이런 허세에 자원 투자하기 싫어서 무난하게 2종으로 봤다.
2종이면 유튜브만 봐도 딴다 해서 유튜브 열심히 봤지만, 기능 시험에서 나는 만만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막상 운전대 잡으니 손이 벌벌 떨리고 코너링이나 차 균형 잡는 것도 어려워서 지그재그로 갔다.
본의 아니게 허세 부리다 망했다.
그렇게 언덕 코스 내려간 후, 차선 계속 밟아 불합격 받고 나니 학원 각이라는 것을 느꼈다.
학원 고르기
운전면허학원 검색하니 내 주변에 꽤 많았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 도로 복잡한 서울보단 경기도 쪽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학과 3시간(의무) / 기능 4시간 / 도로 6시간 + 보험료 포함해 70 중반 정도 나왔다.
처음 결제할 땐 손이 벌벌 떨렸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현질했다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원 검색할 때 인포데스크 불친절하다, 강사 성격 안 좋다 그랬는데 생각보다 꽤 친절했다.
기능 시험
???: 아 사이드 브레이크 덜 내렸네
인포데스크 쪽에서 기능 시험 연습은 2시간씩 나누면 좋다 해서 2번에 걸쳐 준비했다.
처음 2시간에 코너링하고 핸들 균형 못 잡는 것을 알고 유튜브 보면서 보완했다.
그다음 2시간은 실제 시험 보는 것처럼 했다.
총 2번의 강사님들이 봐줬는데 두 분 다 친절하셨다. 유튜브에 있는 공식들을 내 체형, 버릇에 맞게 커스텀 했고
그 덕에 가장 어려운 직각 주차를 무난하게 통과했다.
그런데 직각 주차 잘 해놓고 사이드 브레이크 덜 내려서 실격됐다.
다른 거면 몰라도 이걸로 실격되니까 너무 부끄러워서 가장 빠른 날에 재시험 잡고 호다닥 집으로 갔다.
그래도, 재시험은 쉽게 통과했다. 이거 실격 안 됐으면 면허 1주 빨리 땄을 텐데...
도로 주행
도로 연수가 6시간이라 2/2/2로 하려 했는데, 다음 일정이 너무 늦어서 시간 당기는 대신 4/2로 했다.
처음 유튜브로 도로주행 코스 영상 볼 땐, 안내음도 나오는구나~ 해서 안내음 중심으로 봤다.
그런데 연습에선 안내음은 제공되지 않았다.
차선 변경 과정에서 깜빡이 이슈들이 있었고, 돌아오는 길에 공사현장이 있어서 상상과는 많이 달랐다.
그래서 처음 4시간은 거의 삽질했는데 강사님이 실수할 때마다 화 한번 안 내시고 계속 조곤조곤 말씀하시니 너무 죄송했다.
그 외에도 기능 시험에서나 먹혔던 안 좋은 버릇들을 교정해 주셨다.
그중 하나가 유턴할 때 핸들링을 계속 끊어서 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하면 쉽게 푸는지 알려주셨다.
나머지 2시간 하신 강사님도 좋은 분이셨고, 운전하면서 잡담까지 할 정도로 긴장을 풀어주셨다.
초보 운전 때 어떤 일들이 생고, 어떻게 적응하면 좋을지 알려주셨다.
이렇게 도로 연수는 무난하게 진행됐고, 한 번에 시험을 통과했다.
마치며
나이 먹고 면허 따려니 회사 스케줄이나 약속 때문에 정신없었다.
대부분 토요일 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그 전날에 약속도 잡지 못하고 공부만 했다.
20살 때 겁 없고, 시간 많을 때 땄으면 장롱이라도 보험료도 할인되게 좋았을 텐데 잠깐의 귀찮음이 스노볼링 돼서 크게 왔다.
유튜브로 2종 못 따면 운전대 잡으면 안 된다는 말을 좀 들었는데.. 그런 거에 자신감 잃지 말고 한 귀로 흘려야 한다.
진짜 한 번에 따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러 번 연습하면서 핸들 감각을 익히고 실제 운전을 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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